美 ‘슈퍼 화요일’… 여성-티파티 돌풍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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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여성 CEO 휘트먼-피오리나 ‘주지사-상원’ 도전
민주-공화당 중진 등 현역 줄줄이 탈락 이변 속출

부유한 여성 기업인과 노련한 정치인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8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예비선거에서 멕 휘트먼 전 이베이 회장과 칼리 피오리나 전 HP 회장이 각각 공화당 주지사 후보와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선출됐다.

올해 11월 중간선거에 나설 각 당의 후보를 뽑는 이번 예비선거에서는 반(反)현역 정치인 정서가 힘을 발휘하면서 현역이 탈락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보수진영의 티파티 운동의 목소리도 한층 높아졌다. 이날 12개 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예비선거 결과는 치열하게 전개될 11월 중간선거를 예고했다.

캘리포니아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나선 휘트먼 후보는 억만장자답게 80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쏟아 부어 2500만 달러를 쓴 경쟁 후보 스티브 포이즈너 주 보험 커미셔너를 쉽게 물리쳤다. 그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1975∼1983년)를 지낸 에드먼드 제리 브라운 주 검찰총장과 겨루게 됐다.

캘리포니아 연방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피오리나 전 HP 회장은 톰 캠벨 전 의원과 척 데보 주 의원을 물리치고 11월 중간선거에 나서게 됐다. 피오리나 후보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지지를 받아 선전했다. 그는 3선의 민주당 중진 의원인 바버라 복서 현 상원의원과 맞붙게 됐다.

현역 연방 상원의원 탈락 가능성 때문에 최대 관심지역으로 꼽힌 아칸소 주 예비선거에서는 민주당 현역인 블랜치 링컨 연방 상원의원이 결선투표에서 52% 대 48%의 근소한 차로 빌 홀터 부지사를 꺾고 3선에 도전하게 됐다. 노조와 진보세력은 링컨 의원이 건강보험개혁과정에서 공공보험 도입에 반대하는 등 여러 차례 당론에서 이탈한 점에 앙심을 품고 1000만 달러 이상을 쏟아 부으며 조직적인 낙선운동을 펼쳤다.

링컨 의원은 ‘운 좋게’ 살아났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반(反)현역 정치인’ 정서가 위력을 발휘했다.

이혼과 외도 주장으로 흠집이 난 공화당 소속 짐 기번스 네바다 주지사는 브라이언 샌도벌 전 연방판사에게 패배해 예비선거에서 낙마한 첫 현역 주지사라는 기록을 남겼다. 공화당 소속 베테랑 정치인인 밥 잉글리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 하원의원은 이날 예비선거에서 2위로 뒤처져 결선투표를 치러야 할 운명에 처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주지사 예비선거에서는 반(反)워싱턴 성향의 티파티 운동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티파티의 지지를 받는 여성 후보인 니키 헤일리가 인종과 가계를 둘러싼 악선전에도 3명의 남성 후보를 물리치고 49%를 득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과반에 모자라 22%를 득표한 그레셤 배럿 연방하원의원과 이달 22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네바다 주에서는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예비선거에서 티파티의 지지를 받은 샤론 앵글 후보가 선출돼 11월 중간선거에서 해리 리드 의원과 대결을 벌인다. 리드 원내대표는 티파티의 표적이 된 정치인이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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