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토야마-오자와 동반 퇴진]2기 내각도 우호 중시 예상… 한일관계 변화 없을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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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파로 분류되는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사퇴함에 따라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하토야마 총리는 역대 어떤 총리보다 한국에 우호적이었다. 그는 총리 취임 전부터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갈 생각이 없다. 각료들에게도 자숙을 요청하겠다”며 과거사 문제를 자극하지 않고 한일관계를 원만히 풀어가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야당 시절부터 일본의 전쟁범죄 조사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죄 및 보상 관련 법안을 제출했고 총리 취임 후에는 양자 관계로는 처음으로 10월 초 한국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후 하토야마 총리는 재일동포의 염원인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 부여 법안을 추진했으나 자민당 등 보수층의 강한 반대와 지지율 하락으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최근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조치를 앞장서 지지했다. 부인 미유키(幸) 여사도 한류 팬임을 자부하며 한일 우호관계 구축에 측면 지원했다.

이 때문에 하토야마 총리의 사퇴로 한국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8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 총리의 과거사 사과 담화나 전후 보상법안 처리, 참정권 문제 등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후임 총리로 유력한 간 나오토 부총리 등 민주당 인사들이 대부분 한국과의 외교관계를 중시하고 전향적 역사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차기 내각에서도 한일관계의 우호적 기류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후임 물망에 오르는 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상도 민주당 내 ‘전략적 한일관계를 구축하는 의원 모임’ 회장을 맡고 있어 한국을 잘 아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사퇴 후에도 정권의 실력자로 남을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이 한국을 남달리 중시하는 인물이다. 김치를 한국인보다 더 잘 먹는다는 오자와 간사장은 참정권 문제에 특히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성향 자체가 과거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편이고 상대적으로 아시아를 중시한다. 민주당 제2기 내각이 출범하더라도 양국 외교가에서 “한일관계가 역대 가장 우호적이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돈독한 관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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