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야권인사 6명 “미인계 걸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미모 모델과 성관계 동영상 유출… “연방보안국 개입”

러시아 야권 인사들과 성관계를 맺은 ‘카트야 게이트’의 주인공인 모델 예카테리나 게라시모바 씨. 사진 출처 텔레그래프
러시아 야권 인사들과 성관계를 맺은 ‘카트야 게이트’의 주인공인 모델 예카테리나 게라시모바 씨. 사진 출처 텔레그래프
검은 갈색 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매혹적인 20대 여성이 러시아 거물급 야권 인사에게 접근한다. 두 사람은 이어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로 자리를 옮겨 성관계를 갖는다. 그런데 이 모습이 동영상으로 녹화돼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미인계에 걸려든 인사들은 망신살이 뻗쳤다.

러시아가 이른바 ‘카트야 게이트’에 휘말렸다고 AFP통신이 27일 전했다. 동영상의 주인공인 카트야라는 이름을 쓰는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모두 6명. 이들 중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 반대하는 글을 써온 자유주의 성향의 풍자문학가 빅토르 셴데로비치, 민족주의 성향의 정치가 알렉산드르 벨로프, 뉴스위크 러시아판 편집장인 미하일 피시만 씨 등이 포함돼 있다. 일부 인사들은 성관계 뒤 마약을 투약하는 장면까지 담겨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동영상에 여성의 얼굴은 가려져 있지만 여성의 본명은 예카테리나 게라시모바이고 직업은 아마추어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광고나 전시회, 패션쇼 등에 출연하는 모델을 관리하는 인터넷 회사에 등록돼 있고, 일부 친목사이트에 ‘무무(Moo-Moo)’라는 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베일에 가려 있다.

동영상들은 여러 각도에서 촬영됐고, 러시아의 유명 코미디 쇼에 나오는 음악과 다른 동영상이 겹쳐 등장하기도 한다. 동영상에 나온 야권 인사들은 “전문가의 솜씨”라며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연방보안국(FSB)이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KGB가 외국 정보요원이나 외교관들을 미인계로 유혹해 옛 소련에 협조하도록 했던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이미 이들의 도덕성은 크게 훼손됐다고 AFP는 꼬집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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