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상은행 등 4개 국유은행 해직자들이 19일 베이징 중심지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보상금 문제 해결을 강력히 요구한다’ ‘직원 한 명 해고하면 지점장이 5만 위안의 격려금을 받았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출처 홍콩 밍보 인터넷판
19일 중국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인근 창안제(長安街)에서 4개 국유은행 정리해고(샤강·下崗) 직원 2000여 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밍(明)보가 20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국유기업이나 은행 근로자가 시위를 벌이기는 이례적이며, 베이징 중심지에서 벌어진 시위 규모로도 수년 만에 가장 크다.
시위대는 전국 20여 개 성에 있는 공상(工商) 건설(建設) 중국(中國) 농업(農業) 은행 출신들로 이날 오전 8시경 베이징 제2동순환로(東二環)의 전국총공회(전국 노조연합회 격) 본부 앞에서 해고 보상액이 적다며 항의했다. 이어 톈안먼 광장에서 3km가량 떨어진 공상은행 본사로 이동해 “우리는 밥을 먹어야 합니다”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허기와 추위에 시달리는 노예들 일어나라!’ 등의 구절이 담긴 국제 노동자의 노래를 합창했다고 밍보는 전했다. 경찰은 약 300명을 연행했다.
공상은행 후베이(湖北) 지점 출신인 우리쥐안(伍立娟·여) 씨는 “18년을 근무했는데 2002년 은행 측이 2만1000위안(약 336만 원)만 주고 나가라고 했다”며 “(해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6개월 후에는 반, 1년 후에는 한 푼도 주지 않겠다고 협박했으나 퇴직서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은행 광시(廣西) 지점의 천빈(陳斌·48·여) 씨도 20년 근무하다 2005년 3만5000위안을 받고 강제 퇴직됐다. 2008년 8월 7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 전날 상팡(上訪·베이징에 올라와 억울함을 호소함) 활동을 하다 1년간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던 이들은 이날도 나란히 호소문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한편 중국 언론은 시위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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