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대지진 이어 또…억세게 운좋은 여성

  • Array
  • 입력 2010년 4월 19일 19시 28분


코멘트
"나에게 주어진 행운 쿼터는 다 쓴 것 같아요"
14일 중국 칭하이(靑海) 성 위수(玉樹) 짱(藏·티베트)족 자치주 위수 현에서 발생한 지진에서 부상해 시닝(西寧)의 한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리융쥐안(李永娟·24·사진) 씨는 이렇게 말했다. 지진 당시의 공포에서 벗어나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리 씨는 지난 2008년 5월 쓰촨(四川) 성 원촨(汶川) 대지진에 이어 두 번이나 큰 지진을 만났으나 무사히 탈출해 억세게 운좋은 여성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9일 소개했다.

리 씨는 이번 위수 대지진에서 살아남은 것은 원촨 대지진을 겪으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2008년 5월 12일 당시 후베이(湖北)직업기술학교의 4학년 생으로 ¤양의 한 6층 사무실에서 실습 중이던 리 씨는 지진으로 책상위의 컴퓨터가 흔들리자 문 밖으로 뛰어나갔다. 복도로 나가 계단을 따라 3층쯤 내려갔을 때 갑자기 뒤에서 한 남자가 뛰어 내려가는데 방해가 됐는지 리 씨를 쳐서 쓰러뜨렸다. 계단 난간을 잡으려고 했으나 난간도 흔들려서 잡기가 힘들었다. 도움을 요청하며 소리를 질러도 누구하나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아는 얼굴도 있었지만 마찬가지였다. 오른 발에 가벼운 상처만 입은 채 무사히 건물을 벗어났다.
지난 14일 리 씨는 시닝의 한 회계 회사 직원으로 동료 3명과 함께 위수 현 제구(結古) 진의 산장위안(三江源)호텔에 머물고 있었다. 리 씨는 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리자 신발을 챙겨 신을 틈도 없이 뛰쳐나왔다. 원촨 대지진 때와는 달리 소리치거나 울지도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이번에도 호텔 복도에서 여러 남자들에 치여 쓰러졌다. 곧바로 몸을 추슬러 일어나 밖으로 뛰었다. 생과 사의 극적인 순간에는 오직 자신만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원촨 대지진 때 알았기 때문이다. 발의 상처는 탈출하다 다쳤지만 왼팔은 뛰어 나오며 남자들에게 맞아서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숨어있는 생존 본능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위기 시 살고 싶은 욕망은 다 같다고 생각해 누구를 원망하지도 않습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