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함, 피랍 유조선 근접…소말리아 해적들에 ‘위협기동’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7일 03시 00분


진압작전 돌입 신중 고려

청해부대 구축함인 충무공이순신함이 6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현재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드림호 주변을 원형으로 계속 돌면서 해적들에게 ‘위협 기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충무공이순신함은 현재 해적들에게 삼호드림호를 풀어주라는 무언(無言)의 기동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충무공이순신함이 6일 오전 1시 20분 삼호드림호가 이동 중인 해역에 도착해 추적을 시작했다”며 “삼호드림호에서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거리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최고 시속 약 18.5km의 속도로 이동하는 삼호드림호는 7일 오전에는 해적들의 본거지인 소말리아 해안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충무공이순신함이 삼호드림호를 장악하고 있는 해적 진압작전을 벌이려면 소말리아 해안 도착 이전에 작전에 돌입해야 한다.

군 관계자는 “7일 오전에 본격적인 작전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헬기를 띄워 진입할지, 다른 어떤 방식으로 진입할지에 대해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대잠헬기(LYNX) 2대와 특수전(UDT/SEAL) 요원으로 구성된 검문·검색팀 30명이 탑승한 충무공이순신함은 대테러 능력을 갖고 있지만 대테러 능력을 갖고 있는 것과 실제로 작전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해적들이 배를 나포하기 전에는 LYNX 등을 활용해 공격할 수 있지만 이미 배를 나포해 섣불리 작전에 나서다 인질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당국자는 “선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현지 상황을 고려해 작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 24명에 이르는 비교적 많은 수의 선원이 인질로 잡혀 있기 때문에 어떤 작전을 벌일지 예단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해적 사건은 군사적 요소보다는 그 외 다른 요소가 더 많이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북쪽 300km 지점에 위치한 해적 본거지 중의 하나인 호비요에 거점을 둔 압디 야레라는 이름의 해적두목은 이날 AF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유조선(삼호드림호)이 호비요를 향해 오고 있다. 배에는 해적 수십 명이 승선했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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