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티파티’ 공화당 잡을 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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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의원 살해협박 역풍 조짐
11월 선거 자체후보 내면
공화당이 가장 큰 타격

조세저항을 통해 작은 정부 구현을 목표로 하는 풀뿌리 시민운동으로 시작한 ‘티파티’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 반대 운동의 선두에 서면서 미국 내에서 영향력이 가장 확대된 조직 중 하나다. 티파티는 2월 초 테네시 주 내슈빌에서 첫 총회를 열고 정치조직화의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당시 티파티는 정당 결성 여부와 관련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정치행동위원회(PAC)를 구성해 11월 연방 상하원 선거에 낙선운동을 벌이는 등 정치개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티파티가 오바마 대통령의 세금정책에 강력한 반기를 들고 나오면서 공화당은 강력한 우군을 만난 것처럼 반겼다.

하지만 지난 주말 건강보험개혁법의 하원 표결을 전후해 티파티 조직원들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폭언을 일삼고 의원 가족에까지 위협을 가하는 등 도를 넘어선 과격 양상을 보이자 공화당은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24일 민주당의 루이스 슬로터 의원과 바트 스투팩 의원이 건보개혁법안 표결과 관련해 살해 협박을 받았으며 같은 당 게이브리얼 기퍼즈 의원 사무실에는 누군가가 돌을 던져 유리창이 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내 대표적 낙태반대 의원으로 건보개혁법안 표결 직전 반대 입장을 접고 찬성으로 돌아선 스투팩 의원은 “‘넌 죽은 목숨이다. 네가 어디 사는지 알고 있으며 잡고야 말 것’이라는 협박성 전화메시지를 받았다”며 “비슷한 메시지가 폭주해 전화를 끊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인종편견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일부 티파티 운동원들은 20일 하원표결 논의를 마치고 의사당을 나서는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격인 민주당의 존 루이스 하원의원에게 “깜둥이(nigger)”라는 야유를 했고 스스로 동성애자라고 밝힌 같은 당의 바니 프랭크 하원의원에게는 “호모야(faggot)”라고 조롱하는 등 상식 밖의 행동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편 퀴니피액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11월 중간선거 때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비율이 44%로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응답 39%를 능가했다. 그러나 티파티가 중간선거에 별도의 후보를 내세울 경우 민주당 지지율은 36%로 떨어지는 데 비해 공화당은 지지율이 25%로 급감하는 대신 티파티 자체 후보가 15%의 지지율을 챙겨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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