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는 19일 “온두라스 정부가 강영신 주한 온두라스대사 내정자(사진)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내부 사정상 철회했다”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온두라스 국내법에 따르면 귀화한 사람이 원래 국적의 국가에 파견돼 온두라스를 대표해 공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며 “온두라스 정부가 지난달 25일 강 씨에 대한 아그레망을 한국 정부에 요청한 뒤 관련법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17일자로 철회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강 씨는 19일 오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18일) 외교부 장관을 만났는데 아무 얘기가 없었고 지금까지 아무런 통지도 받은 게 없다. 방금 한국 인터넷 뉴스를 보고 아그레망이 철회된 것을 알게 돼 혼란스럽고 속상하다”며 “한국에 가서 일하고 싶었지만 못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씨는 온두라스 육사 교수로 초빙된 남편 송봉경 씨(2008년 작고)를 따라 1977년 온두라스로 이주했고 1987년 온두라스 국적을 취득했다. 수도여고와 서울교대를 졸업한 뒤 초등학교 교사로 활동했던 강 씨는 온두라스 한국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
포르피리오 로보 온두라스 대통령은 지난달 강 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주한대사 자리를 제의했었다. 로보 대통령은 산림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1986년 송 씨로부터 태권도를 배우면서 송 씨 부부의 근면성을 높이 평가했으며, 한국과의 관계 향상을 특별히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