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규칙, 새로 쓰려는 中”

  • 동아일보

美등 서방주도 국제체제 틀 벗어나
국력 발판 親中체제로 재편성 야심

2009년 수출 세계 1위, 외환보유액 세계 1위, 자동차 내수판매 세계 1위, 국방비 세계 3위…. 중국의 힘을 나타내는 지표는 이 밖에도 많다. 이 때문에 중국이 세계무대에서 더 큰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적다. 그러나 중국이 이것만으로 만족할까.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천만에. 중국은 세계의 규칙을 새로 쓰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뉴스위크는 14일 최신호 ‘우리가 얹혀사는 중국의 세계’라는 기획기사에서 중국이 무역, 기술, 통화, 환경 등 세계 이슈와 관련해 친(親)중국적인 국제체제를 새로 형성하는 데 주력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기존 미국 등 서방 주도의 국제적 규범, 규칙, 조직, 기구의 틀을 벗어나 중국이 주도하거나 대주주가 되는 시스템을 원한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존 손턴 중국센터’의 쳉리 연구국장은 “중국 지도자들은 글로벌 제도의 핵심 설계자(architects)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중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도와달라는 미국의 요구는 묵살하지만 자국이 주도하고 있는 지역 안보협력체인 ‘상하이협력조직(SCO)’에는 열성적이다.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중국의 노력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지난해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의 비협조적인 모습도 서방이 마련한 틀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작용했다.

또 중국은 차세대 인터넷프로토콜 버전6(IPv6)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새 버전이 도입되면 인터넷 세계에서 중국의 입김은 커진다. 2013년 달에 인간을 보내려는 중국의 의도는 달의 천연자원 발굴이다. 그렇게 되면 세계가 외계자원 탐사에 대한 규범을 만들 때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이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및 그린기술 투자국가라는 아이러니도 이와 관련한 국제적 규범이 나올 때를 대비해서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뉴스위크는 “중국의 자신감, 국가정체성 혼란 등이 뒤섞여 중국은 안보, 무역, 대외관계 등에서 자국중심 정책을 한동안 계속 펼 것”이라며 “중국발(發) 세계 재형성’의 길은 아직 평탄치 않다”고 전망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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