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공헌 인정합니다” 美하원,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6일 03시 00분


위안부 결의 이끌어낸 김동석씨가 주도… 내주 본회의 의결

미국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는 4일(현지 시간) 전체회의를 열어 “미국 국민들은 미주 한인들이 미국 사회에 기여한 매우 소중한 공헌을 인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또 1903년 1월 13일 102명의 한인 이민자가 미국 땅에 첫발을 디딘 후 한인 이민 역사를 다루면서 6·25전쟁의 참상, 폐허와 빈곤을 딛고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향한 이민자들의 삶도 소개했다. 결의안은 다음 주 하원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결의안은 “100만 명이 넘는 미국 내 한인들이 그들의 뿌리를 한국에 두고 있으며, 미주 한인들은 미국 땅에서 돈독한 가정을 꾸리고, 다이내믹한 공동체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매년 1월 13일이 ‘미주 한인의 날’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한인들은 예술, 과학, 기술, 의학, 정부, 국방, 교육, 경제 등 미국 사회의 각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기여하고 있다”고 결의안 채택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결의안은 공화당의 스콧 개릿 의원(뉴저지)이 발의했으며 50명의 의원이 공동발의에 나섰다. 개릿 의원은 2002년에 처음 선출된 이후 8년째 하원의원직을 수행해 왔으며, 당내 영향력을 가진 지한파 의원으로 꼽힌다. 그러나 실제 발의가 이뤄지기까지에는 한 한국인의 집요한 열정이 있었다. 주인공은 김동석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 소장(사진). 2007년 마이크 혼다 의원을 통해 일본군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하기도 했던 그는 올해 초 공화당의 개릿 의원을 찾아가 한인 기여를 인정하는 결의안을 발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소장은 “유럽 각국과 이스라엘, 인도 등 이민자들이 비슷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보고 이번 일을 추진하게 됐다. 50명의 공동발의 의원을 모으기 위해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워싱턴 사무실까지 찾아다녔다”고 했다. 그는 “이번 결의안은 한인들이 연방의회를 움직여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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