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이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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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이혼율 ‘40년전의 2배’ 신풍속

케이크-배지서 박람회까지 등장

새로운 당신을 위한 축하연, ‘단지 이혼했을 뿐이야!(Just divorced!)’라고 새겨진 배지와 어깨띠, ‘새처럼 자유로워지다’라고 적힌 티셔츠….

영국에서 이혼한 사람을 위한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더 타임스 일요일판인 선데이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혼이 빈번해지자 ‘축복받지 못했던’ 이혼을 바라보는 태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영국은 최근 40년 전에 비해 이혼율이 2배 이상 높아졌다.

웨딩링코핀닷컴에서는 얼마 전부터 청동으로 만들어진 작은 상자를 구입할 수 있다. 이 상자에는 묘비에 주로 쓰이는 ‘평화롭게 잠드소서’란 글귀가 새겨져 있다. 과거를 묻고 새로운 내일을 시작하기 위한 결심의 선물인 셈. 주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기원하는 결혼 축하케이크를 거꾸로 패러디한 이혼 케이크도 절찬리에 판매 중이다. 브링스턴에서 ‘핑크로즈케이크’란 가게를 운영하는 페이 밀러 씨는 커플이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거나 신부가 신랑의 등을 찌르는 모양의 케이크를 만들어 판매했다.

런던에서 열릴 예정인 ‘스타팅 오버 쇼(The starting over show)’는 이혼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이혼박람회다. 가족문제 전담 변호사를 비롯해 주택 에이전트, 인생 코치, 사진사, 데이트 에이전트들이 참여한다. 지난해 브링스턴에서 처음 열렸던 이 행사는 반응이 좋아 올해엔 런던뿐만 아니라 남부 해안에서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이혼 후 3명의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이 행사의 창립자 수지 밀러 씨는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에 비해 이혼을 고려하거나 이혼한 사람을 위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한 차례 이혼을 겪으며 법적 재정적 심정적인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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