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 개발 의혹을 둘러싼 서방과 이란의 갈등이 나날이 첨예해지고 있다. 서방이 이란의 석유 수출 봉쇄를 언급하자 이란은 “전례 없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맞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프랑스의 고위 외교관은 16일 “안보리에서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재할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를 바란다”며 “제재가 대규모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미국과 영국도 프랑스의 제안에 동조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이란의 석유 수출이 막힌다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석유 판매 수입이 국가재정의 60%를 차지하는 이란은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또 러시아 미국 프랑스는 이란이 최근 농도 20%의 우라늄을 농축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아주 부당한 조치”라고 비난하는 공동성명 형식의 서한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는 서방 주도의 이란 제재에 반대하던 러시아가 이번에는 서방과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AP는 분석했다.
중동을 순방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큰 테러 지지 국가”라며 “이란은 평화적 목적으로 핵을 개발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압박했다. 뉴욕타임스는 2008년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이란에 대한 클린턴 장관의 강경노선을 반대했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제 클린턴 장관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누군가가 이란에 문제를 일으키려 한다면 전례 없는 대응을 할 것이며 그들은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기존 원심분리기보다 성능이 5배 뛰어난 신형 원심분리기를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17일 클린턴 장관의 발언에 대해 “거짓말을 퍼뜨리고 다닌다”고 비난했다. 또 마누체르 모타키 이란 외교장관은 “이란을 제재하는 데 중국이 동의하도록 강요하기 위해 미국은 대만 문제를 빌미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계속 제재에 반대해줄 것을 당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