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UAE-쿠웨이트 등 친미 4개國에 배치”
이란의 미사일 보복공격 안심시키는 효과도
미국 정부가 중동의 친미 성향 국가들에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이란을 강력하게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등 4개국은 MD체제 구축을 받아들였다고 뉴욕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앞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 중부군 사령관은 지난달 22일 한 민간 연구소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4개 중동 국가에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국가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미 정부는 걸프 만에 이지스함을 배치해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주로 단거리 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사용되며 이지스함에는 중거리 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1만 명 규모인 병력을 3만 명으로 늘리고 미국에서 기술과 장비를 지원받아 국방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최근 대기권 밖 고공에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고고도방위체제(THAAD)까지 구축하는 등 최근 2년간 미국에서 170억 달러(약 20조 원) 상당의 무기를 구입했다.
이란과 서방국가 간의 핵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중동국가들의 국방력 향상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은 이란을 전방위로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정연설에서 이란에 다시 한 번 경고 메시지를 보냈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틀 뒤 중국을 향해 이란에 대한 제재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우려하는 친미 중동국가들을 안심시키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할 경우 이란이 친미 중동국가들에 보복공격을 할까 봐 이들 국가는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해 온 이스라엘을 진정시키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다만 미국이 공격보다는 방어체계 강화에 주력하는 것은 이란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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