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공군기 31년 만에 첫 美 착륙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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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관계를 껄끄럽게 하는 악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대만 롄허(聯合)보는 21일 대만 공군의 ‘C-130 수송기’가 1979년 미국과 대만 국교 단절 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영토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타이베이(臺北) 주재 비영리 민간기구로 사실상 미국 공관 역할을 하는 미국대만협회(AIT)의 크리스토퍼 카바나 대변인은 “아이티 지진 구호물품을 실은 대만 수송기가 미군기지에서 기름을 넣은 후 아이티로 떠났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에 기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만 언론은 “비록 인도주의를 위한 목적이지만 ‘인도(人道)가 정치적 금기’를 깬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도 대만과 군사적으로 접촉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음 주에는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온두라스 등 중남미 국가들을 순방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할 예정이다. 중국은 양안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마 총통이지만 경유기간 중 미국 관리들과의 접촉은 안 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1일 구글이 중국에서 검열당하는 것과 관련해 “중국과 다른 권위주의 국가들은 시민들의 인터넷 자유에 대한 제한을 해제해야 한다”며 “세계 상당 지역에서 ‘정보에 대한 장막’이 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동서 유럽을 가른 ‘철의 장막’에 빗댄 것. 클린턴 장관은 이날 워싱턴의 신문박물관 ‘뉴지엄’에서 가진 인터넷 자유 보장을 촉구하는 연설에서 “구글이 중국에서 e메일 해킹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검열 등을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려고 하는 것에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마 대변인은 22일 “미국의 주장은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중-미 관계를 손상시키는 언행”이라며 “미국은 인터넷 자유 문제를 이용해 중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시추용 강관에 대한 반덤핑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미국 철강노조연합회 등은 지난해 12월 31일 미 정부에 중국산 시추용 강관에 429∼496%의 반덤핑 관세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상쇄할 상계관세를 부과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추용 강관 반덤핑 조사는 올해 첫 무역분쟁 관련 조치”라며 “국내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으며 일부 정치인의 조종으로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조치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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