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작년 성과급 사상 최다…오바마 “세금 매겨 응징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지난해 미국 월가의 주요 금융기관 임직원 임금과 보너스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때마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향후 10년간 최소 9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매기겠다고 발표한 직후여서 구제금융 지원을 위해 세금을 갹출했던 미국인의 분노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는 지난해 성과급으로 93억 달러(10조4160억 원)를 배분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직원 1인당으로 환산하면 37만9000달러(약 4억2448만 원)씩 주는 셈. 이는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보다 10만 달러 많은 금액이며 미국의 중위가구 연간소득인 5만303달러의 7.5배 수준이다. JP모간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경쟁사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비슷한 수준의 보너스를 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등 38개 주요 금융사의 지난해 보수가 1455억4000만 달러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볼 때 18% 증가한 수치이며 과거 최고기록이었던 2007년의 1372억 달러보다도 6% 늘어난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8개 주요 금융기관의 지난해 9월까지의 임금 신고액 및 12월까지의 매출 대비 임금 추정액을 근거로 이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연설에서 월가 금융기관들의 뻔뻔스러운 보너스 잔치를 용납할 수 없다며 구제금융에 들어간 납세자들의 돈을 되돌려 받기 위해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이 수수료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면서 “은행들이 수십억 달러를 보너스로 줄 자금 여력이 있다면 그들은 납세자들에게 받은 돈도 되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