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北 녹화사업 도울 계획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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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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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中부주석 면담
MB “북핵 내년이 중요 계기”
시진핑 “한반도 정세 큰 변화”
한중 FTA 추진 가속도 공감

17일 국회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왼쪽)이 의장실에서 김형오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시 부주석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남북한이 대화를 통해 화해 협력을 추진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17일 국회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왼쪽)이 의장실에서 김형오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시 부주석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남북한이 대화를 통해 화해 협력을 추진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내년 한 해가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한과 진지한 대화를 하자는 게 내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조찬을 함께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면 북한이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주민들의 기본적 삶이 보장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산의 나무를 많이 베어 홍수가 나고 농사에도 지장이 많다. 북의 녹화사업을 도우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최근 들어 한반도 정세가 아주 큰 변화를 맞고 있다. 한국 측도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면서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도록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후변화 대응 방안과 관련해 시 부주석은 “기후변화에 대비한 세계적인 노력에는 적극 참여하겠지만 인위적이고 강제적으로 경제성장에 제한을 받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국의 견해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선진국들이 지구온난화를 발생시킨 과거의 책임은 도외시하고 이제 와서 개도국에 같이 책임을 지자는 것은 불공평하다. 개도국에 자금과 기술을 지원할 책임이 선진국에 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이 100% 합의를 이뤄내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새로운 협력의 출발점은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두 나라의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고, 내년 ‘중국 방문의 해’를 맞아 인적교류와 문화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2010년 상하이 박람회와 2012년 여수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하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연구도 조속히 마무리하기로 했다. 시 부주석은 이날 이 대통령에게 상하이 박람회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 대통령은 즉답을 하지 않았다.

시 부총리는 이어 정운찬 국무총리와 회담 및 만찬을 가졌다. 정 총리는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있는) 국군포로와 납북자 가족이 원래 한국 국민이라는 점을 감안해 중국 측이 관례대로 소재 확인과 조기 송환(한국 입국)에 각별히 배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시 부주석은 “총리가 표명한 관심을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답변했다.

정 총리는 한중 간 역사 문제와 관련해 “역사는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므로 이로 인해 양국 관계가 영향 받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고 시 부주석은 “이 문제가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를 해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중국 공산당 서열 6위로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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