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대국 중국서는 '밀리면 죽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8일 16시 41분


코멘트
인구 대국 중국에서는 '밀리면 죽는다?'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출근하려던 한국 교민 강 모씨(29·여)는 혼잡한 버스에 오르다 밀려 넘어지면서 얼굴이 크게 다쳤다. 강 씨는 버스 안을 가득 메운 많은 사람들에 밀려 순식간에 길가로 내동이쳐졌다. 베이징에 온 지 2년 가까이 된 강 씨는 "중국에 인구가 많지만 사람에 치인다"는 말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씨의 이런 사례는 '사람에 밀려 깔려 죽는' 사고가 빈발하는 중국에서는 사고라고 할 수도 없는 정도다.

7일 밤 10시경 후난(湖南) 성 상탄(湘潭) 시 위차이(育才)중학교에서 야간 학습을 마치고 나오던 학생 2000여명이 한꺼번에 밀리는 바람에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에 학생이 깔려 8명이 숨지고 2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몇 명의 남학생들이 장난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막고 학생들을 막다 밀집된 학생들이 한꺼번에 좁은 계단으로 쏟아져 내려가다 발생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 도착한 관할 소방서측은 이날 저녁 7시경부터 비가 내려 계단이 젖어 미끄러운데다 약 50명 가량인 52개 학급의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오면서 참사가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9일 허베이(河北) 성 융녠(永年) 현 제1실험학교에서도 수업이 끝나자 건물에서 몰려나가던 학생들이 겹쳐 넘어지면서 3학년 학생 한 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올해 3월 22일 충칭(重慶) 시 푸링(¤陵)에서는 한 전자업체가 판촉용으로 나눠 주는 분말세제를 받으려던 고객들이 몰리면서 2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숨지거나 다친 사람은 주로 노인 여성들이었다. 충칭 시에서는 2007년에도 무료 판촉용품 때문에 압사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그해 11월 까르푸는 샤핑바(沙坪¤)점을 새로 열면서 식용유를 무료로 나눠 주겠다고 알렸다. 개점 시간이 되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3명이 사망하고 3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밖에 지난해 2월 2일 밤 8시경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 기차역에서는 허베이(河北)의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한 직장 여성이 기차를 타려고 역 건물로 들어서다 밀려드는 승객들에 깔렸다. 이 여성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튿날 사망했다.
2004년 2월 베이징 미윈(密雲) 현의 미훙(密虹)공원에서 열린 한 축제에서는 공원의 다리위를 다니던 관람객들이 다리 계단 아래로 한 꺼번에 넘어지면서 무려 3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