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서북부에서 약 1600km 떨어진 인도양 해상에 위치한 크리스마스 섬은 오랫동안 ‘잊혀진 섬’이었다. 크기는 135km²에 불과하고 상주하는 주민은 1100여 명뿐이다. 호주에서 너무 멀어서 찾는 사람도 많지 않은 이 섬이 자국 영토라는 것을 아는 호주인은 드물다.
이 섬이 최근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26일 전했다. 호텔은 몇 주 뒤까지 예약이 꽉 차 있고, 집을 빌리는 가격도 2배나 올랐다. 몇 개 안 되는 식당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을 수 없다.
이는 이 섬에 갑자기 밀려드는 ‘보트 피플’ 덕분이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스리랑카 등지에서 탈출한 주민이 호주를 찾아오는 경우가 늘자 호주 정부는 이 섬에 2000여 명이 생활할 수 있는 임시 난민수용소를 지었다. 현재 1000명이 넘는 난민이 이곳에 머물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난민들을 머나먼 외딴섬에 격리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제2의 관타나모 수용소’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난민을 조사하기 위해 호주 이민당국의 관리와 통역이 이 섬을 찾아오고 있고 치안을 담당할 인력도 늘어났다. 이렇게 사람이 북적거리면서 크리스마스 섬의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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