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늘,플루 예방소문에 40배폭등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3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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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마늘 값이 연초에 비해 수십 배 폭등하고 있다. 마늘이 신종 인플루엔자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마늘 소비에 불을 당겼고 중간상인들이 매점매석에 나서면서부터다.

중국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일보는 산둥(山東) 성의 마늘 주산지 진샹(金鄕) 현의 현재 마늘 도매가가 춘절에 비해 많게는 40배가량 뛰었다고 최근 전했다. 이런 현상은 중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중국 대륙 남쪽에 위치한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에서 마늘 소매가는 현재 kg당 8.2위안(약 1394원)으로 6월 1위안(약 170원)에 비해 8배 이상 급등했다. 베이징(北京)도 현재 kg당 8위안(약 1360원)으로 연초에 비해 10배가량 뛰었다. 산둥 성의 성도인 지난(濟南)에는 깐 마늘이 1kg 당 16.5위안(약 2805원)에 팔려 돼지고기 값보다 더 비싸졌다.

마늘 가격 급등은 수출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8월 마늘 수출량은 전년보다 22% 줄었다. 하지만 수출액은 오히려 70%가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마늘 값이 전년에 비해 117.9%나 폭등했기 때문이다.

마늘이 신종 인플루엔자를 예방한다는 소문이 마늘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나아가 재배면적이 크게 줄은 상태에서 중간 도매상들이 싹쓸이를 하면서 가격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마늘 값이 폭락하면서 상당수 농민들이 올해 마늘 농사를 포기했다. 농민들은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 영향으로 수요급감을 예상한데다 냉장 보관비 등 비용이 많이 드는 마늘 재배를 포기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마늘 재배면적은 전년의 반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간 상인들의 농간도 가격 급등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진샹 현 주민들은 상인으로 유명한 저장(浙江) 성 원저우(溫州)나 산시(山西) 성 등 중국 대륙 각지에서 거액을 들고 마늘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마늘을 대량 구매해 냉장창고에 쌓아놓고 물량조절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마늘상인은 "올 한해 번 돈이 지난 5년 동안 번 금액만큼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마늘 재배농가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진샹 현 농민의 경우 농민들은 kg당 1.8위안에 팔면, 도매시장에서 4위안이 되고 각 도시의 소매가는 8위안이라는 것이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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