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게이츠, 대학생들에게 ‘인생 훈수’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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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사람과 결혼하세요
돈 좇지말고 좋아하는 일 하길”

“제대로 된 사람과 결혼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세계 1, 2위 부자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존경받는 부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창립자)이 젊은 대학생들에게 인생 경험과 경제상황을 이야기했다.

버핏 회장과 게이츠 전 회장은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시 컬럼비아대에서 CNBC방송 주관으로 가진 대담에서 ‘인생의 교훈’ 보따리를 풀었다. 700여 명의 컬럼비아 대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30분간 이어진 대화에서 두 사람은 많은 문제점에도 미국 경제와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낙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이츠 전 회장은 “‘낙관주의(optimism)’를 함께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버핏 회장 역시 많은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미국인의 삶의 방식이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게이츠 전 회장은 “미국 자본주의는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지만 기본적인 시스템은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은 투자와 관련해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이 어떤 나라보다 많은 투자 기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에 적합한 시기를 찾으려 하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저평가된 자산에 투자하라는 기본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게이츠 전 회장 역시 “미국 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혁신을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과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장기 투자가 이뤄지는 시장중심적 시스템은 여전히 유지될 것”이라며 “에너지와 의료 부문이 앞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한 교훈을 묻는 학생의 질문에 대해 버핏 회장은 “돈을 많이 벌어줄 것 같은 일을 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며 “나는 운 좋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일찍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대로 된 사람과 결혼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은 첫 부인 수전 씨와 2004년 사별한 후 애스트리드 멩크스 씨와 재혼했다. 자녀가 장성한 뒤 버핏 회장과 사실상 별거했던 수전 씨는 직접 멩크스 씨를 만나 버핏 회장을 돌봐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유명하다.

게이츠 전 회장은 같은 질문에 대해 “최대한 많이 읽고 배우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안목으로 생각하고 건강한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핏 회장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의 금융위기 관리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버핏 회장은 기업들이 구제금융과 자본보호가 필요하다고 해서 정부가 지나치게 보호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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