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자이 재선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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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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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라 사퇴로 대선 결선투표 취소

아프가니스탄 선거관리위원회가 2일 대선 결선투표를 취소하면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사진)의 재선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두 달여를 끌어온 아프간의 대선 관련 논란은 일단락됐다.

아지줄라 로딘 선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 결선투표에 유일하게 남은 카르자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됐음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유엔은 선관위의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카르자이의 당선을 환영하며 앞으로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선관위는 7일 첫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카르자이 대통령과 2위 후보인 압둘라 압둘라 전 외교장관 사이의 결선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압둘라 후보가 1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카르자이 대통령을 단독 후보로 하는 찬반투표 실시 여부를 검토해 왔다.

아프간에서는 8월 20일 대선이 실시된 뒤 부정선거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유엔이 지원하는 선거민원위원회가 재검표를 실시한 끝에 카르자이 대통령이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1, 2위 후보 간에 결선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아프간 정부가 결선투표를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은 투표를 실시해도 카르자이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데다 탈레반이 “결선투표를 방해하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투표를 강행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압둘라 후보가 사퇴하면서도 지지자들에게 결선투표 불참을 요구하지 않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보인 것도 아프간 정부의 부담을 줄여준 것으로 보인다.

또 국제사회가 치안 불안과 부정선거 의혹이 재연될 것을 우려해 결선투표를 취소하라는 압력을 넣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2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아프간을 방문해 “선관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유엔은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결선투표 취소로 카르자이 대통령이 입게 될 타격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앞으로 압둘라 전 장관과 연정을 구성해 정국 안정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더 타임스는 반 총장이 양측의 협상을 중재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카르자이 대통령의 정통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BBC는 “부정투표 의혹으로 얼룩진 대선의 합법성을 회복하기 위해 결선투표를 실시하기로 한 것인데 결국 취소된 것은 아주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라고 꼬집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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