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한국 음식 맛있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9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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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은 매운 줄로만 알았는데, 참 담백하네요."

중국 중앙(CC)TV 채널 1, 7에서 매일 인기리에 방영되는 음식프로그램 '톈톈인스(天天飮食)'의 장차오란 편집장은 28일 밤 주중 한국대사관의 대사관저에서 열린 '한국 미식(美食)의 밤'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행사는 한국대사관이 주최하고 중국 문화부 중외문화교류센터와 중국요리사협회가 후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류훙차이(劉洪才) 중앙대외연락부 부부장과 중한우호협회 뤄하오차이(羅豪才) 회장 등 중국 측 귀빈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주한 중국대사를 지낸 닝쿠푸이(寧賦魁) 중국 외교부 변계(邊界)해양사무사 사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참석자들은 단풍이 곱게 물든 한국식 정원에서 은은한 가야금 가락 속에 한국 왕실 요리를 음미했다. 전복수삼샐러드와 오색전(煎), 송이너비아니, 흑미삼계탕 등으로 진행된 한국음식에 이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류(楊柳) 중국 요리 협회 상무부회장은 "한국 요리는 색과 향,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며 "한국 요리에 대해 많이 연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많은 중국인들은 "맛있다", "깔끔하다"라고 칭찬했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은 "한국 음식은 춘하추동이 분명한 한국의 날씨처럼 음식의 종류가 많고 발효음식이 발달해 있다"며 "한국음식은 그 자체가 자연이고 건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많은 중국인은 "기름을 많이 쓰는 중국 요리에 비해 한국음식이 건강에 좋다는 느낌을 준다"고 입을 모았다. 윤 소장은 이날 만찬 메뉴의 조리과정을 직접 선보이면서 한국음식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중국에 한국요리를 알리는 데 한몫 한 드라마 '대장금'에 출연한 인기배우 박은혜 씨(연생이 분)도 참석했다. 박 씨는 "중국인이 한식과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즈넉한 가을밤 아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테이블 곳곳에서 건배가 이어졌다.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복분자술로 건배를 제의하면서 "이 술을 먹으면 오줌발이 세져서 요강이 뒤집어진다"고 유래를 설명하자 중국인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다만 첫 번째 행사인 만큼 부족한 점도 눈에 띄었다. 행사가 조금 지체됐고 많은 이들이 참석한 탓에 음식이 다소 식은 게 흠이었다. CCTV 톈톈인스의 한 코디네이터는 "한국인은 원래 이렇게 차게 먹느냐"고 물었다.

중국 언론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CCTV와 베이징(北京) TV, 펑황(鳳凰) TV, 베이징만보 등 8개 매체가 취재했다. 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人民)일보와 베이징의 유력지들인 신징(新京)보, 광밍(光明)일보 등의 고위 관계자 12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치와 다식, 떡 등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행사와 함께 막걸리, 복분자주, 백세주 등 전통주 시음행사, 건강 음식 소개 등이 펼쳐졌다. 행사 진행요원인 런민(人民)대 한국인 유학생 윤소희 씨는 "중국인들이 막걸리를 중국에서 살 수 있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행사 뒤에 한국대사관이 준비한 김치를 선물로 받았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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