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달러 회복 기미 없으니 금값 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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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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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변수는 달러화와 금값이라고 생각한다.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75 수준까지 떨어졌고 유가는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하며 금 가격은 온스당 1065달러까지 상승했다.

달러화 움직임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혼재돼 있다.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가 강하고 매력적일 때 진행될 수도 있지만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나타나기도 한다. 달러 약세도 글로벌 자금이 달러보다는 위험자산을 선택해서 나타나는 좋은 현상일 수 있다. 또 투자자들이 달러 보유를 회피함으로써 발생할 수도 있다. 환율이라는 것이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특정 통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그 국가의 긍정적 측면이 부각될 때 나타날 수 있지만 다른 통화가 두드러지게 취약할 때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는 미국의 금융위기가 심각했지만 오히려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신용경색 현상으로 일부 국가의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지면서 달러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미국발 위기였지만 다른 나라의 달러 부족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달러가 강세를 보였던 것이다.

올 3월 이후부터는 금융위기가 다소 진정되고 미국이 풀어놓은 유동성이 세계 금융시장에 회전되면서 달러가 충분하다는 인식이 늘고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매력적으로 바뀌면서 달러 수요가 줄어들어 약세로 전환했다. 이 같은 달러 약세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달러 약세가 더 심화된다면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 최근 들어 달러와 상관관계가 높아지는 변수가 금 가격이기 때문이다. 금 수요가 커지는 것은 보통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고 달러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짐을 의미한다. 경기회복을 반영한다면 원자재와 같은 상품가격 상승이 더 두드러져야 하는데 최근엔 금 가격 상승폭이 빠른 편이다. 달러 약세를 이끄는 힘이 경기회복이나 위험자산 선호 쪽에서 달러에 대한 의구심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점차 옮아가고 있는 듯하다.

특히 추가적인 달러 약세는 한국 경제에 부담스럽다. 올해 한국 경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던 원화 약세와 상품가격 안정이 원화 강세와 상품가격 상승으로 바뀌게 되기 때문이다. 급격하게 늘어난 유동성이 달러 가치를 위협하는 상황인데 미국의 정책기조가 단시일 내에 유동성을 흡수하는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 경제가 유동성을 흡수해도 무방할 정도의 회복을 보여야 달러 강세 전환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미국 경제의 회복이 부진할 듯한 점을 고려할 때 달러 강세로의 추세 전환은 힘들어 보인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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