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명문 남자대학 여성옷 착용 금지 교칙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18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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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명문 남자 대학교 '모어하우스 칼리지'가 학생들이 여성 옷을 입는 것을 금지하는 교칙을 마련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CNN이 17일 보도했다.

모어하우스 칼리지는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 인기 배우 새뮤얼 잭슨, 영화 감독 스파이크 리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흑인 남성을 배출한 흑인 남자 대학교.

이 학교가 최근 새로 시행한 교칙에 따르면 학생들은 여성 옷을 입을 수 없고 화장을 해서도 안 되며 하이힐을 신거나 핸드백을 들고 다닐 수도 없다. 또 건물 안에서 모자를 쓰거나 수업 시간에 선글라스를 쓰는 것, 잠옷 차림으로 혹은 맨발로 교내를 돌아다니는 것, 헐렁한 바지를 입는 것도 안된다.

이 교칙을 어길 경우 교실 출입이 금지되며, 교칙을 상습적으로 위반할 경우에는 정학 처분을 받아야 한다.

윌리엄 바이넘 부총장은 "새 교칙은 모어하우스 칼리지 출신 남성이라면 멀리해야 할 게이 라이프스타일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넘 부총장은 교칙을 시행하기 전 교내 게이 동아리에 이 사실을 알렸으며, 이 동아리는 회원 27명을 대상으로 투표한 결과 3명을 제외한 전원이 새 교칙 시행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교실 밖에서까지 옷차림에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 학교 4학년생인 데이븐 왓슨 씨는 "이는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엄청난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넘 부총장은 "마틴 루터 킹 목사처럼 유명한 지도자를 배출해온 학교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새 교칙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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