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런민일보 기자 “정치적 박해” 망명 요청

  • 입력 2009년 8월 19일 02시 56분


홍콩 시위 참가했다 조사 받아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人民)일보 소속 기자가 정치적 박해를 받고 있다면서 외국에 망명을 요청하고 있다고 홍콩 핑궈(빈果)일보가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런민일보가 발행하는 시사 반월간(월 2회 발행) 런민룬탄(人民論壇) 보도부 추밍웨이(邱明偉·34·사진) 부주임이 7월 말 중국 베이징(北京)의 런민일보 본사를 몰래 빠져나와 육로로 홍콩에 잠입했다고 전했다.

2005년부터 런민룬탄 기자로 일해 온 추 부주임은 국제기자연합회 행사 참석차 올 6월 30일 홍콩에 도착했다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리는 것을 우연히 보고 시위대에 합류했다. 본토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대규모 시위와 공개적으로 지도자들을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게 신기했다는 게 시위 참가 이유였다. 이후 본사에 복귀한 그는 회사에서 집중적인 조사를 받았다. 회사에서는 채증한 사진을 들이대며 추궁했다. 게다가 회사 관계자들이 그의 숙소에서 비밀문건으로 분류되는 내부 문서를 발견했다. 추 부주임은 누군가 이 문건을 통해 죄를 덮어씌웠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그는 홍콩으로 도망쳐 미국총영사관 등에 망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의 망명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그는 현재 홍콩비자 유효 기간이 매회 1주일에 불과해 홍콩에서 태국, 마카오 등 인접 지역을 오가면서 망명을 받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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