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칭하이성 페스트 확산, 현지여행 한국인 넷 격리

  • 입력 2009년 8월 7일 02시 59분


주중한국대사관 “건강 양호”

인구 1만여 명이 사는 중국 칭하이(靑海) 성 싱하이(興海) 현 쯔커탄(子科灘) 진(鎭·면 단위 행정구역)에서 발생한 현대판 흑사병 폐(肺)페스트로 마을 주민 3명이 숨지고 9명이 격리 치료를 받는 사태가 생기자 주민들이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6일 관영 런민(人民)일보에 따르면 중국 경찰은 반경 약 28km 지역에 17개의 고정식 검문소와 6개의 이동식 검문소를 운영하는 등 24시간 ‘주민 출입 단속’ 체제에 들어갔다. 또 성 보건 당국은 쯔커탄 반경 100km 지역에도 확산방지를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칭하이 성 보건 당국은 쯔커탄 진 전역을 외부와 차단하고 환자들을 병원에 격리했다.

한국인 4명도 중국 당국에 의해 격리조치를 받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6일 싱하이 현에서 배낭여행을 하던 한국 대학생 4명이 중국 보건당국에 의해 호텔에 격리돼 있다고 밝혔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건강상태는 양호하며 8일 기차편으로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페스트 피해가 늘어나자 쯔커탄 주민들 사이에는 ‘갇혀 있다가는 감염된다’는 공포가 퍼져 주민들이 외부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외부와 격리된 이곳은 대부분 상가가 문을 닫고 거리에도 인적이 끊기는 등 적막한 상태다. 쯔커탄은 성의 중심인 시닝(西寧) 및 성 내 최대 관광지인 칭하이 호와 200여 km 떨어진 곳이다.

한편 쯔커탄 폐페스트의 첫 사망자인 32세 남성(목장업)은 집에서 기르던 개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왕후(王虎) 칭하이 성 풍토병 예방통제소장은 “개가 초원에서 병에 걸려 죽은 다람쥣과의 설치동물인 마멋을 먹고 1차로 감염된 뒤 죽었으며 이 남성은 죽은 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개의 몸에 기생하던 벼룩에게 물려 감염됐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폐페스트는 중세 25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선(腺)페스트(흑사병)와 같은 세균에 의해 발병되며 최근 아프리카 콩고와 아시아, 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도 간헐적으로 발병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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