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맥주회동’ 교수-경관 같은 핏줄

  • 입력 2009년 7월 30일 03시 00분


아일랜드 전사 닐王의 후손

30일 어떤 맥주 마실지 관심

미국에서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미국 하버드대 헨리 루이스 게이츠 교수와 백인 경관 제임스 크롤리 경사가 같은 아일랜드계 핏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아일랜드계 미국 이민자를 대변하는 온라인 잡지인 ‘아이리시 센트럴’에 따르면 두 사람은 5세기 초 아일랜드 서북부 지방을 지배한 전설적 전사(戰士) 닐(Niall of the Nine Hostages·379∼405) 왕의 후손이다.

흑인들의 뿌리 찾기를 도와주는 온라인 잡지인 ‘더 루트(The Root)’를 운영하는 게이츠 교수는 지난해 PBS 방송 주관의 조상 찾기 시리즈를 이끌면서 자신이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와 흑인 노예 여성의 후손임을 알게 됐다. 그는 더블린에 있는 트리니티대에서 DNA 검사까지 받아본 결과 닐 왕의 직계 후손과 DNA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다.

크롤리 경사 역시 닐 왕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 혈통이다. ‘크롤리(Crowley)’란 이름은 아일랜드 지방 언어로 ‘용감한 전사(戰士)’라는 뜻이다. 트리니티대 연구팀에 따르면 전 세계에 닐 왕의 후손이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모계는 아일랜드 이민자다.

한편 두 사람은 30일 저녁 오바마 대통령 주재로 백악관에서 화해의 맥주회동을 갖는다. 이들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 밖 뜰의 피크닉 테이블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건배를 할 예정이다. 언론의 뜨거운 조명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이날 회동에서 테이블에 놓이는 맥주는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아 어떤 맥주가 선택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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