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字 - 中 V字… 경기회복 상반된 전망

  • 입력 2009년 7월 23일 03시 16분


美, 실업 급증-소비 위축… 반짝 회복뒤 ‘더블 딥’ 예상

中, 공격적 부양책 효과… 유동성 과잉 조절 정책 추진

‘미국 경제는 W자, 중국 경제는 V자?’

글로벌 경제성장의 ‘양 날개’인 미국과 중국 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경제는 최근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 반짝 회복한 뒤 내년에는 다시 내리막길을 걷는 ‘W’자형 이중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은 공격적인 경기 부양에 힘입어 급격히 침체에서 벗어나는 ‘V’자형 회복이 점쳐지고 있다.

○ 경기 회복 확신 못하는 미국

미국 경제는 최근 경기선행지수, 주택신축실적 등 일부 지표들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경기가 회복 추세에 진입했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실업률의 고공행진과 가계소득 감소, 소비 위축의 악순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6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감소하면서 8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휘발유가격 상승과 자동차 판매를 제외한 소매 판매가 0.2%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일시적인 회복 뒤에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 딥(이중침체)’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미경제연구소(NBER) 의장과 로널드 레이건 정부 경제 고문을 지낸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2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기침체 탈출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국 경제가 W자형의 더블 딥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최근 경기 지표가 다소 개선되긴 했지만 탄탄한 경기 회복세를 지탱할 만한 근거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6개월 후 좀 더 나쁜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미국 경제가 내년부터 회복되기 시작하겠지만 회복 수준은 미미할 것이며 내년 말에는 더블 딥의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업률 상승이 소득 증가를 더디게 하고 있고 재정적자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등 일각에서는 추가 경기부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 중국은 ‘V’자형 회복 기대

중국은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는 7.9%로 나오자 빠른 속도로 침체를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경제 전문가들은 3, 4분기에는 더욱 실적이 좋아 올해 목표인 8% 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한다. JP모간, ING 등 다국적 금융기관들도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7%대에서 8%대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이 이처럼 빠른 경기 회복을 보이고 있는 것은 4조 위안 규모에 이르는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 부양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 뭉텅이로 돈이 풀리면서 증시와 부동산시장으로 흘러 거품을 낳고 있고 자칫 경기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경고음도 울리기 시작했다.

중국의 6월 말 현재 통화량(M2 기준)은 56조8947억 위안으로 1년 전 44조3141억 위안에 비해 무려 28.4%나 늘었다. 또 신규대출도 상반기에 7조2000억 위안이나 됐다. 중국 정부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되 유동성 과잉을 제어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런민은행은 최근 7개월 만에 처음으로 3000억 위안어치의 채권을 기존보다 높은 이율로 발행해 시장의 자금을 흡수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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