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한족 화해, 문학이 촉매”

입력 2009-07-10 02:57수정 2009-09-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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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중국 칭하이 성 시닝에서 열린 제3차 한중작가회의에서 한국의 문학평론가 김병익 씨(왼쪽)와 중국의 티베트족 소설가 아라이 씨가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이번 한중작가회의에서는 소수민족 문학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시닝=연합뉴스
제3회 한 - 중 작가회의, 中서부 칭하이성 시닝서 개막

한족(漢族)과 소수민족의 조화,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화해.

티베트로 들어가는 통로이자 실크로드의 요충지였던 중국 서부의 칭하이(靑海) 성 시닝(西寧). 9일 이곳에 한국 작가들과 중국 문단의 대표적인 소수민족 출신 작가들이 모였다. 칭하이 성은 최근 소요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바로 동쪽에 인접한 지역.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이사장 김주영), 칭하이성작가협회, 중국소수민족문학회 공동 주최로 막이 오른 ‘제3차 한중 작가회의’. 이 행사는 문학을 통해 양국의 문화를 교류하자는 취지로 2007년부터 시작돼 매년 양국에서 번갈아 열리고 있다.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작가회의의 주제는 ‘인간과 자연 화해로운 세상’. 대자연의 장엄함이 살아 있는 서부지역의 환경, 인구의 45.41%가 소수민족인 시닝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시닝과 칭하이 성은 동부에 비해 여전히 자연 환경, 소수 문화가 보존되고 있는 지역. 그동안 주로 중국 동부지역의 한족 중견작가들이 참여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좡족, 몽골족, 이족, 투족, 만주족, 티베트족 등 다양한 소수민족 작가들이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측 참여 작가는 이족 출신이자 쓰촨(四川)성작가협회 부주석인 시인 지디마자(吉狄馬加) 씨, 국내에 번역된 소설 ‘색에 물들다’의 작가인 티베트족 출신의 아라이(阿來) 씨, 중국 소수민족문학의 대표 시인으로 꼽히는 아얼딩푸 이런(阿爾丁夫·翼人) 씨 등 소수민족 출신 문인 20여 명. 한국 측에서는 평론가 김치수 김병익 오생근 홍정선 씨, 작가 김주영 이시영 박라연 씨 등 2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행사는 개회식에 이어 중국 서부문학의 현황과 한국문학의 특징들을 소개하는 기조 발제, 소설과 시 분과별 주제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소설을 통해 티베트의 전통과 문화를 구현해 온 아라이 씨는 “많은 소수민족 작가의 한어(漢語) 능력이 점점 더 원숙해지는 동시에 자신들의 민족 문화에 대한 자각도 점차 강렬해지고 있다”며 “바로 이런 작가들이 한어의 감수성과 심미적 경험을 확장하는 데 더욱 많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어라는 언어를 위해 많은 이민족 사람이 기여를 하게 될 때 한어는 바야흐로 더욱 공공성을 띤 언어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좡족 출신 소설가인 메이줘(梅卓) 씨는 “서부 소수민족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다양한 종교문화와 유목생활이 드러나는데 이는 서부 소설의 독특한 문화적 풍경을 이룬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 측의 홍정선 문학과지성사 대표는 “국내에는 주로 동부지역 작가들만 알려져 있지만 ‘중국의 살아 있는 문학은 서부문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은 문학적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한국 측 참가자들은 이어 ‘한국소설의 몇 가지 모습’ ‘오늘의 한국시와 자연’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양국 작가들은 또 상대 작가의 작품을 번갈아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설가 김주영, 아라이 씨는 상대의 소설 ‘멸치’ ‘색에 물들다’를 낭독하는 등 서로 우의를 다졌다. 참여 작가들은 10일 오후 회의를 마치고 타얼스(塔爾寺) 티베트사원을 둘러보고 티베트족의 전통목장에서 행사를 마무리한다.

시닝=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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