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기 바닥탈출” 공식선언

  • 입력 2009년 6월 19일 02시 56분


“수출 생산, 위로 움직이기 시작”

일본 정부가 경기 바닥 탈출을 선언했다.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수출과 생산 등의 지표가 위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경기는 분명히 1분기가 바닥이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에 제출한 6월 월례경제보고에서도 경기 기조판단을 “심각한 상황이긴 하지만 일부 회복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명기했다. 작년 12월부터 사용해온 ‘악화’라는 표현은 반년 만에 삭제됐다. 이에 앞서 일본은행도 16일 “경기가 대폭 악화된 이후 하강이 멈추고 있다”며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경기판단을 상향 조정했다.

4월의 광공업생산지수가 전월 대비 5.9% 상승해 5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4월 수출액도 2개월 연속 늘어나는 등 생산과 수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부터 각국이 추진한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규모 재정을 투입한 중국시장에서 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해 생산이 다시 늘어난 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도요타자동차 혼다 소니 등 주요 기업이 올해 발행한 사채가 11년 만에 최고 수준인 6조 엔을 넘어서는 등 자본시장도 정상을 되찾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의 5월 계약률은 견조한 상태를 의미하는 70%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바닥 탈출은 말 그대로 경기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는 의미일 뿐 본격 회복세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민간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가 바닥이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본격 회복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각부도 “경기가 다시 악화해 두 번째 바닥을 경험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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