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싱 총리, 2기내각 거물 정치인 전면에

  • 입력 2009년 5월 25일 03시 05분


재선에 성공한 만모한 싱 인도 총리(77·사진)가 거물급 정치인들을 전면에 내세운 개혁정치에 나섰다. 자신이 소속된 국민회의당이 주도하는 통일진보연합(UPA)이 총선에서 압승함에 따라 인도 사상 4번째로 연임총리가 된 싱 총리는 취임식을 가진 다음 날인 23일 2기 내각 주요 장관들을 임명했다.

이날 발표된 6개 주요 장관직은 내무 외교 재무 국방 철도 농업이다. 2기 내각의 주요 경제개혁을 주도할 재무장관에는 프라나브 무케르지 전 외교장관(72)을, 외교장관에는 소마나할리 말라이아 크리슈나 전 마하라슈트라 주 행정장관(77)을 임명했다. 그리고 내무장관과 국방장관, 농업장관은 유임시켰다. 철도장관에는 국민회의당의 연정 파트너인 트리나물 콩그레스(TC)의 마마타 바네르지 총수(54)를 임명했다.

철도장관을 제외한 주요 장관은 모두 정치와 국정 경험이 풍부한 국민회의당의 거물급 정치인으로 70세 전후의 고령들이다. 기존의 거물급 정치인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지난 1기 내각의 통치력에 신뢰를 보내는 것임과 동시에 2기 내각의 안정과 빠른 정착을 우선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 여당으로선 20년 만에 최대 의석수를 확보한 UPA가 1기 내각 때 야당의 반대에 부닥쳐 표류했던 경제개혁 정책을 원로 정치인의 권위와 협상력을 앞세워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개혁의 조타수 역할을 맡은 무케르지 장관은 “인도 경제가 최대한 빨리 고성장 궤도에 재진입하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슈나 신임 외교장관은 빠른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춘 외교정책을 시사했다. 특히 아프리카와 서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전통적 우방국과의 연대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만모한 싱 2기 체제에 대한 해외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씨는 20일 “인도 경제는 활짝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으며 투자자에겐 중국보다 인도가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씨는 21일 “최근 30년간 인도는 경제개혁을 한다는 말뿐이었다”며 “중국이나 전쟁이 갓 끝난 스리랑카에 투자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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