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트너 “美경제 안정되기 시작”

  • 입력 2009년 5월 19일 10시 32분


미국 정부의 고위정책 당국자들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AP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18일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 주최로 열린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미국 경제가 확실히 안정화됐다"고 밝히고 "대부분의 경제활동 지표에서 경기하강의 속도가 꽤 둔화됐으며 이러한 점은 (경기회복의) 중요한 시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에서 나타나고 있는 긍정적인 조짐 가운데 하나로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이 풀리면서 대출 비용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가이트너 장관은 그러나 실업률이 당분간은 계속 올라갈 것이라면서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더라도 경기호전을 체감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은 전날 CNN방송에 출연해 "미국 경제가자유낙하하고 있다는 위기감은 사라졌으며 경제가 거의 바닥을 쳤다"고 밝혀 경기가 저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했다.

오재그 국장은 미국 경제가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개선됨에 따라 재정적자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조지타운 대학에서 연설을 통해 "어렵지만 희망이 보인다"고 밝힌 것과, 같은 시기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추락하던 경기의 하강속도가 둔화되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가이트너 장관과 오재그 국장의 발언은 낙관론의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이다.

한 달 전의 경기상황에 대한 진단은 경기가 계속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급속한 경기하강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 비해 최근의 진단은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상승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주목된다.

FRB는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달 회의 의사록을 공개할 예정인데, 이 자료에서도 FRB의 경기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진단이 재차 확인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엄격한 감시와 통제가 요구된다"고 밝히고 앞으로 금융감독체계의 개편에서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감시가 핵심 부분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금융회사 임원진의 과도한 급여 문제에 관련해 "단기적인 성과에 따른 보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성과를 토대로 한 보상체계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금융회사들이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단기성과를 추구한 것이 금융위기 발생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금융회사 임원진 보수의 상한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인센티브가 장기간에 걸친 영업실적에 연계되도록 정부가 기준을 마련해 금융사에 시행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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