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대표 사임 이후… 日 정국 3대 관전 포인트

  • 입력 2009년 5월 13일 02시 54분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의 사임으로 일본 정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국회해산과 총선거를 언제 할지다. 정권 쟁취를 둘러싼 여야 대결의 성격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3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1> 정국 승부수는? 약점 때리기 접고 실적경쟁 전망

이제까지 여야는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경쟁했다. 올해 초까지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각종 실언과 실정으로 집중타를 맞았고 3월부터는 오자와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가 공격 대상이었다. 여야 지지율도 그에 따라 출렁거렸다. 이제 오자와라는 타깃이 사라지면서 ‘누가 더 잘하나’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몇 달 동안 반사이익을 누렸던 자민당이 그의 사임을 내심 아쉬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민당과 아소 총리는 추가 경기대책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겠다는 자세이지만 경제사정이 워낙 좋지 않아 성과를 내기가 만만치 않다. 민주당은 새 대표의 이미지와 대안 정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오자와 사건 이후 등을 돌린 지지층을 어떤 메뉴로 다시 불러올지가 최대 과제다. 이 과정에서 의원세습 제한과 정치자금 문제 등 개혁이슈 선점 경쟁이 달아오를 가능성이 높다.

<2> 한여름 총선? 새대표 축하 효과 끝나는 8월 유력

자민당은 당분간 민주당의 새 대표 선출과 국민 반응을 주시하면서 해산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6일 새 대표를 선출한다. 통상적으로 새 대표가 뽑히면 지지율이 ‘축하 레이스’를 펼치는 점을 고려해 아소 총리는 그 효과가 수그러드는 7월 이후 총선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월 20일경 오자와 사건의 재판이 시작되면 여론이 또다시 그쪽으로 쏠릴 것이란 점도 고려 대상이다. 아소 총리는 7월 8∼10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동여당인 공명당이 전력을 쏟고 있는 도쿄도의회 선거일(7월 12일)도 피할 공산이 크다.

게다가 아소 총리는 추경예산안 처리를 위해 6월 3일로 만료되는 국회회기를 대폭 연장할 뜻을 시사했다. 자민당은 13일 중의원에서 예산안을 처리해 참의원으로 넘길 계획이지만 야당이 장악한 참의원이 버틸 경우 60일이 지난 7월 중순에야 중의원에서 재가결할 수 있다.

이 같은 정치일정을 감안해 자민당에서는 8월 총선설이 많다. 8월 9일이 거론되기도 한다. 어쨌든 전례 없는 한여름 총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3> 민심 흐름은? 언론 집요한 공격-여론 힘 무시못해

오자와 대표의 사임은 언론과 여론의 집요함에 떠밀린 성격이 짙다.

70% 안팎의 ‘사임 여론’은 두 달이 넘도록 꺾이지 않았다. 그가 계속 버티자 민심은 민주당에 지방선거 연패를 안겼다. 그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진 3월 초부터 모든 언론은 여론조사 때마다 ‘오자와가 물러나야 하는가’ ‘그의 해명이 만족스러운가’라고 물었고 일주일에 한 번꼴로 큼지막하게 보도하면서 사임 여론의 불씨를 살려나갔다. 언론은 12일에도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그의 해명은 없었다”며 몰아붙였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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