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여름 9주동안 문 닫을것”크라이슬러 “빚 84% 탕감을”

  • 입력 2009년 4월 24일 03시 02분


‘미국 내 공장들을 올여름 9주 동안 닫겠다. 10억 달러 빚도 못 갚는다.’(제너럴모터스·GM)

‘69억 달러 규모 담보 채권을 11억 달러로 깎아 달라.’(크라이슬러)

생사기로에 서 있는 GM과 크라이슬러가 ‘배수의 진’을 쳤다. 정부의 추가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채무 감축 등 획기적인 자구계획이 담긴 구조조정안을 조만간 미국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지막 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6월 1일까지 자구계획안을 내야 하는 GM 레이 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2일 “6월 1일 만기가 돌아오는 10억 달러의 채무를 상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때쯤이면 채권단의 출자전환(빚을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될 것이므로 GM으로서는 빚을 갚을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빚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이므로 출자전환을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채권단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GM은 또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미국 내 대부분의 공장을 올여름 9주 동안 폐쇄할 계획이라고 A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GM은 통상 이듬해 모델을 준비하기 위해 매년 7월 2주 동안 공장 문을 닫아오기는 했다.

한편 4월 말까지 자구계획안을 내놓아야 하는 크라이슬러는 상황이 더 급하다. 미 재무부는 최근 크라이슬러 생존을 위해 69억 달러 담보채권을 가진 채권은행들에 이 빚을 11억 달러로 깎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채권 은행들은 이 제안을 거부하며 45억 달러로 빚을 줄여주는 대신 피아트와 제휴한 뒤 크라이슬러 지분 40%를 달라고 요구했다. 채권은행들이 이 요구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간 제휴 협상은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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