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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2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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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우리말 사용운동에 나섰다. 날로 희박해지는 재일동포의 민족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민단은 21일 일본 도쿄 중앙회관에서 전국지방단장·산하단체장회의를 열고 우리말로 전화를 받는 등 민단 간부가 솔선수범해 우리말을 사용하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최근 재일동포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어 민족교육과 차세대 육성이 시급하다”며 “조직 내부에서 솔선수범해 우리말 사용에 앞장서자”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국어를 모르는 재일동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민단의 우리말 사용 결의에는 권철현 주일대사의 강한 권유가 큰 영향을 미쳤다. 상당수 재일동포가 우리말을 할 줄 모르고 민단의 공식 행사마저 일본어로 진행되는 것을 지켜본 권 대사는 민단 간부를 만날 때마다 “적어도 공식 행사의 인사말 정도는 우리말로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말이 서툰 민단 간부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한글공부를 독려하기도 했다. 권 대사는 재일동포의 한글교육을 위한 한국 정부의 지원 문제도 고심하고 있다.
또 민단은 이날 한국의 경제 활성화와 재일동포 사회의 경제회복에 보탬이 되기 위해 ‘우리민족금융기관 예금 늘리기 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재일 한국상공회의소와 한국인신용조합협회, 한국계 은행의 일본 지점과 함께 1계좌 10만 엔 이상, 1년 이상의 정기예금 가입을 목표로 ‘재일동포 1인 1한국통장 갖기 운동’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