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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31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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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르는데만 30분 걸려”
시크교도의 상징인 ‘터번’(사진)이 점차 인도에서 사라지고 있다. 약 300년 전 시크교도들은 신앙심을 표현하기 위해 머리를 깎지 않고 터번을 두르기 시작한 이후 터번을 착용하지 않는 것을 불경한 것으로 여겨왔다. 시크교도인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항상 파란색 터번을 착용하고, 운동선수들도 터번을 두르고 경기에 임한다. 시크교는 15세기 나나크(Nanak)가 인도에서 힌두교와 이슬람의 장점을 따 만든 종교로 유일신을 믿고 카스트제도를 배격한다.
29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제 젊은 시크교도 중 상당수가 터번을 거부한다. 긴 머리를 손질하고 터번을 매는 것이 번거롭고, 동료들과 어울리는 데에도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30세 미만은 25% 정도만 터번을 두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에는 약 2000만 명의 시크교도가 있다. 대학생인 아만딥 싱 사이니 씨(27)는 “어릴 때 친구들과 수영을 하고 진흙탕에서 장난을 치며 어울리고 싶었는데 터번 때문에 하지 못했다. 매일 터번을 두르는 데 30분 이상 걸렸다. 그래서 열네 살 때부터 머리를 자르고 터번을 두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도 시크교 단체들은 자원봉사자들을 학교에 보내 터번 두르는 방법을 가르치고, 다음 달에 ‘터번 자존심의 날’을 제정하기로 하는 등 터번 착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 층은 “신앙심과 터번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어 터번 착용이 다시 불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이 신문은 전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