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민간 공공투자단 설립, 은행 부실자산 1조달러 매입

  • 입력 2009년 3월 23일 02시 56분


미국 재무부는 23일(현지 시간)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핵심 대책인 은행 부실자산 청산 프로그램을 발표한다.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공공투자단(PIC)’이란 이름의 정부기구를 설립해 최대 1조 달러에 이르는 은행의 부실자산과 악성대출을 매입해줌으로써 은행 대차대조표에서 문제 자산을 털어주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대책의 핵심으로 시장에서 큰 기대를 해왔다.

공공투자단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연방예금보험공사 그리고 민간투자자의 돈을 합쳐 은행 부실자산 인수재원으로 삼는다. 헤지펀드, 사모(私募)회사, 연금펀드, 미국에 본부를 둔 외국 투자자들도 민간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다.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 예산에서 1000억 달러가 공공투자단에 투입된다.

예를 들어 A은행이 1000만 달러어치의 부실 모기지 자산을 처분하기를 원할 경우 연방예금보험공사가 나서서 민간투자자들을 상대로 경매를 열어준다. 800만 달러로 낙찰되면 모기지 자산 구매자금의 대부분을 지원해주고, 손실도 600만 달러까지를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런 방식으로 부실자산 거래를 활성화해 금융시장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도산 위기에 처한 비(非)은행 금융기관을 정부가 인수해 자산 매각 등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담은 법안 제정을 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만약 지난해 가을에 그런 권한이 있었다면 AIG를 인수해 문제가 있는 사업부문을 단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을 것이며 훨씬 적은 혈세가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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