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130만㏊ 농지사업 무산위기

  • 입력 2009년 3월 20일 03시 00분


마다가스카르 군사 쿠데타 후폭풍

물류업체인 대우로지스틱스가 마다가스카르에서 추진 중이던 대규모 농지개발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마르크 라발로마나나 대통령을 축출하고 군부의 지지 속에 정권을 장악한 안드리 라조엘리나 전 안타나나리보 시장은 18일(현지 시간) 대우로지스틱스와의 농지 임대차 협상 무효를 선언했다.

라조엘리나 전 시장은 이날 “외국인투자가와의 협력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국토를 외국인에게 팔거나 빌려주려면 국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이 계약은 취소”라고 밝혔다.

대우로지스틱스는 마다가스카르 서부와 동부지역에 각각 100만 ha, 30만 ha씩 총 130만 ha의 농지를 99년간 임차해 옥수수를 경작하는 내용의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이는 벨기에의 절반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단일 농지개발 사업으로는 유례가 없는 규모여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한국은 세계 4위 옥수수 수입국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를 대상으로 농지 임차가 붐을 이루고 있는 데 대해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최근 비난 여론이 높아졌다.

특히 1월 말부터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라조엘리나 전 시장은 대우로지스틱스의 농지 개발 사업을 대표적 부패 사례라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대우로지스틱스 관계자는 “현재는 농지 임차를 위한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마다가스카르 정부에 농지 임차 신청을 해 놓은 상황”이라며 “아직 임대차 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닌 만큼 취소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