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중 17개국 무역장벽 만들었다

  • 입력 2009년 3월 19일 02시 53분


넉달 전 보호무역 조치 않겠다 약속하고는…

세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17개국이 지난해 말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어겼다고 세계은행이 17일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에서 각국의 보호주의 조치는 무역전쟁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국 영국 등 17개국은 지난해 11월 이후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수입관세를 인상하는 등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의에 참가해 세계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장벽을 만들지 않기로 합의했다.

또 세계은행은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된 후 모두 78건의 무역 관련 조치가 나왔고 이 중 66건이 무역을 제한하는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보호무역주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유형별로는 선진국은 보조금 정책을 선호했고 개발도상국은 수입관세 부과(49%)와 보조금(31%), 수입금지(9%) 등 직접적인 수단을 택했다.

특히 각국은 자동차산업과 관련해 보호무역 정책을 쏟아냈다. 미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영국 중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스웨덴 이탈리아 등이 직간접적으로 자동차산업에 지원한 보조금이 480억 달러에 이른다. 이로 인해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거나 무산되고 있다고 세계은행은 설명했다.

각국의 보호주의 조치가 무역분쟁으로 이어질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국이 멕시코 트럭의 미국 내 물자수송을 금지하자 멕시코도 미국산 제품 90개의 수입을 제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으로 4월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 국제공조 논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세계은행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해 11월의 7.5%에서 1%포인트 낮춘 6.5%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8.0%를 사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세계은행은 “중국은 단기 성장에 집중하기보다 중장기 과제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이동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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