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높이는 日 우파들

  • 입력 2009년 3월 17일 02시 57분


막료장 경질 지지한 교장 공격

주요인사들은 前막료장 옹호

정치공백과 경제위기의 틈을 타 일본 우파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본의 자위관 간부를 양성하는 방위대에서는 지난해 11월 경질된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의 지지 세력이 이오키베 마코토(五百旗頭眞) 현 교장을 공격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 칼럼니스트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씨가 16일자 칼럼에서 지적했다.

다모가미 전 막료장은 당시 일본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경질됐다. 이오키베 교장은 그 직후 칼럼을 통해 다모가미 씨의 처벌을 지지했다가 이들의 표적이 됐다. 그는 이 칼럼에서 “군인이 자신의 신념에 기초해 독자 행동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며 문민통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제2차 세계대전 발발의 교훈을 들어 자위관들의 자중을 요구했었다.

그러자 교장을 파면해야 한다는 우파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들은 “다모가미 전 막료장이 문민통제 위반이라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비판하고 신문에 멋대로 지론을 쓰는 교장도 같은 죄”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반일’ ‘좌익’ ‘친중’ 등의 비판이 던져지고 주변 방위대 교수들에게 e메일 공세가 쏟아진다는 것.

급기야 1일에는 간사이(關西)방위대 OB회에서 있을 예정이던 교장강연이 중지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방위대 OB 등 일부 인사가 인터넷을 통해 항의 전화를 걸자고 선동하자 OB회장은 “혼란 회피 차원에서 중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면에 다모가미 전 막료장은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강연 요청이 쇄도하는 데다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옹호 발언까지 해주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보수 잡지인 세이론(正論) 2월호에서 “다모가미 논문에 대한 매스컴의 반응은 상궤를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국제정치학자인 이오키베 교장은 2006년 고이즈미 당시 총리에 의해 방위대 교장으로 선임됐다. 평소 이라크전쟁이나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명확히 반대해온 그를 등용한 고이즈미 전 총리의 도량이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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