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구제금융 받은 AIG 2450억원 보너스 잔치

  • 입력 2009년 3월 15일 21시 13분


파산위기에 몰리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던 미국 최대 보험사 AIG가 직원들에게 1억6500만 달러(약 2450억 원)의 보너스를 지급키로 결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직접 에드워드 리디 AIG 최고경영자(CEO)에게 전화를 걸어 보너스 지급계획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으나 AIG는 "계약상 지급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강행하기로 했다.

보너스 지급대상자는 400명. 보너스 액수는 적게는 1000달러에서부터 많게는 650만 달러까지 차이가 있다. 특히 천문학적인 손실을 초래했던 신용부도스와프(CDS)를 판매했던 금융상품 사업부의 임원 7명도 300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을 예정이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AIG는 지금까지 연방정부로부터 단일 회사로선 최대 규모인 1700억 달러를 지원받았으며, 정부가 전체 지분의 80%를 소유하고 있다.

리디 CEO는 14일 가이트너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금전적 보상이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좌우된다고 직원들이 믿게 된다면 AIG는 더 이상 유능한 인재들을 채용하거나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며 보너스 지급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는 AIG는 다음 보너스 지급 때는 총액을 30%가량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상위 50명의 임원에게 3월말까지 지급할 예정이었던 보너스 960만 달러를 절반으로 줄이고, 금융상품 사업부 임원 25명은 올해 말까지 월급을 1달러만 받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AIG가 직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한 것은 월가를 살리려는 정부 노력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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