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강국 佛 “와인 마시지 맙시다”

  • 입력 2009년 2월 21일 02시 59분


정부 “매일 마시면 암발생 촉진” 캠페인에 업계 반발

적당량의 와인은 암을 예방한다는 통설과는 달리 하루 한 잔씩의 와인도 암 발생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전통적인 와인 강국 프랑스에서 나왔다.

프랑스 국립암센터는 18일 음주, 식품과 암 발생의 관계를 밝히는 논문을 통해 매일 와인 한 잔(125mL)씩을 마실 경우 아예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168%나 올라간다고 밝혔다고 더 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도미니크 마라냉시 암센터 소장은 “특히 레드와인에 들어 있는 산화방지제가 인체에 이롭다는 1980년대 연구결과들은 이제 잊어야 한다”며 “어떤 술이든 매일 소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은 몸에 해롭다”고 강조했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발암의심물질이 생기는데 아무리 소량일지라도 알코올이 매일 인체에 들어오면 발암물질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건강을 위해 와인을 마시지 말자”는 대국민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국민들에게 ‘와인에 들어 있는 알코올은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유방암 대장암 직장암 등의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문구가 포함된 별도책자를 나눠주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와인업계는 프랑스의 자랑거리인 와인을 억압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업계는 ‘적당한 음주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면서 와인에 대한 박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에서 이 같은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는 점이 의심스럽다며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