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는 경제부통령”

  • 입력 2009년 2월 19일 02시 58분


오바마, 매일 경제 조언 들어

美재무 제치고 실세로 떠올라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금융분야를 다루고 있다면, 서머스 위원장은 나머지 모든 경제정책을 다루고 있다.”(마틴 펠스타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54·사진)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부통령’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

서머스 위원장은 매일 대통령에게 30분 브리핑을 하는데 이것을 다 들은 대통령은 꼬박꼬박 서머스 위원장을 ‘교수님’이라 부르며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하며 자문한다는 것. 또 오바마 대통령은 서머스 위원장의 강력한 추진력을 ‘프로펠러 헤드(Propeller head)’라고 부르며, ‘사고력의 지도자’라고 치켜세운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17일 오바마 대통령이 작금의 경제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서머스 위원장을 길잡이 역할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787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과 ‘21세기 그린 뉴딜’ 정책을 설계·입안한 주인공이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경기부양법 시행에 서머스 위원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최근엔 주택시장 대책 마련을 비롯해 디지털TV부터 보건기술, 농업문제, 의회 접촉까지 동시에 수많은 일을 하고 있다.

서머스 위원장은 빌 클린턴 행정부 8년 동안 재무차관과 장관을 지냈으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구제금융을 주도하기도 했다. 28세에 최연소 하버드대 교수가 됐을 정도로 천재로 꼽히는 서머스 위원장은 독선적이라는 평과 함께 잦은 말실수가 흠이라는 평이 따라다닌다.

하버드대 총장 재직시절 “과학 분야 최고위직에 여성 후보자가 적은 것은 고유한 능력 차이에도 원인이 있다”는 성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라 5년 만에 사임하기도 했다.

워싱턴에 복귀할 때 재무장관 시절 자신의 부하 직원이었던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가이트너 장관은 “서머스가 백악관에 있는 사실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며, 용기를 준다”고 두둔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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