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망명 러 30대 사업가 체포영장 발부 떠들썩

  • 입력 2009년 2월 10일 02시 59분


“크렘린 권력암투 피해자”

누리꾼 사이 동정론 퍼져

‘러시아의 체 게바라’로 불리던 러시아 사업가가 영국에서 망명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크렘린 암투설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9일 주영 러시아대사관이 러시아 최대 휴대전화 판매업체 예브로세티의 전임 회장 예브게니 치치바르킨(35·사진) 씨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 법원은 “치치바르킨 씨의 6년 전 범죄를 재조사해야 한다”며 그에 대해 사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 누리꾼들 사이에는 동정론이 퍼지고 있다. 그는 인터넷에서 ‘치 게바라 동지’로 불린다. 쿠바 혁명의 핵심인물 체 게바라와 그의 이름 첫 글자를 합성한 말.

망명 전 그는 성공한 젊은 사업가로 명망을 쌓아갔다. 2000년대 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시절 그가 설립한 예브로세티는 연간 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러시아 현지 공장에 들러 한국 휴대전화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그의 회사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해 회사를 12억 달러에 팔고 신생 정당 ‘우익 운동’의 문을 두드렸다.

그의 지지자들은 “치 게바라 동지가 정치 입문 과정에서 크렘린 내 한 분파의 견제를 받고 망명을 택했다”고 주장한다. 그가 탈출한 것도 크렘린 권력 암투에 이은 타협의 결과라는 얘기도 나왔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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