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황마케팅 뺄셈이 답이다”

  • 입력 2009년 2월 10일 02시 59분


일본 도쿄의 카브스 피트니스클럽에서 주부들이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이 클럽은 거울과 샤워시설 등이 없는 대신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일본 도쿄의 카브스 피트니스클럽에서 주부들이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이 클럽은 거울과 샤워시설 등이 없는 대신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메뉴 줄인 술집… 전화만 거는 휴대전화… 소규모 헬스클럽

《소비심리가 바닥을 헤매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뺄셈 마케팅’을 통해 히트상품을 내놓고 있다. 불필요한 기능이나 서비스를 걷어내고 꼭 필요한 본질적인 가치만 제공해 대박을 터뜨리는 것이다.》

과도한 기능-서비스 거품 걷어내 원가절감

고객이 필요한 것만 제공… 불경기속 대박

▽“전화기는 전화 거는 용도로만…”=닛케이비즈니스 최근호에 따르면 지난해 휴대전화 시장에서 업계 3위인 소프트뱅크 모바일은 독보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전체 시장에서 순증가한 가입자 530만여 명 중 소프트뱅크 모바일이 239만여 명이었다.

일등 공신은 100만 대 이상 팔린 ‘심플 휴대전화’였다. 최근 휴대전화가 인터넷, TV, MP3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 전자결제 기능까지 탑재된 데 반해 전화와 e메일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은 과감히 생략했다.

회사 측은 “고객 분석을 해보면 노령층은 물론 젊은층 등 모든 세대에서 골고루 팔렸다”며 “젊은층에서도 단순한 기능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밝혔다.

▽심플 피트니스클럽 인기=여성전용 헬스클럽인 ‘카브스’는 전국 700개 체인점에 회원 수가 21만 명을 넘는 호조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회원이 20% 이상 늘었다.

피트니스클럽 안에는 샤워장도, 수영장도, 운동 중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거울도 없다. 오직 한 공간에 10종류의 운동기구가 있을 뿐이다.

월 회비 5000∼6000엔대로 일반 피트니스클럽에 비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회원의 70%가 입소문으로 가입한 40∼60대 주부로 편하게 들러 30분간 몸을 풀고 간다.

작은 공간에 운동기구만 몇 대 들여놓으면 된다는 점에서 주부들의 행동반경을 중심으로 신규 체인점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균일가 280엔’으로 대박 터뜨린 야키도리 체인점=외식업계에도 찬바람이 몰아친 가운데 오사카(大阪)에 본사를 둔 ‘이터널 서비스’가 운영하는 이자카야 체인점 ‘도리키조쿠(鳥貴族)’의 대박이 화제다. 모든 안주와 주류를 280엔 균일가로 제공해 큰 성공을 거둔 것. 최근 3년간 매년 30개 점포씩 체인점을 늘려 올 1월에는 전국 128개 점포로 확대했다.

각종 야키도리(닭꼬치구이)가 2줄에 280엔. 샐러드도 식사도 맥주도 모두 280엔이다. 주류는 편의점에서 사는 것보다 싸고, 닭꼬치는 한 줄이 60g에 이를 정도로 ‘푸짐한 양’을 자랑한다.

회사 측은 280엔을 맞추기 위해 원가를 절감하는 한편 고객 수 증가를 동시에 겨냥했다. 대개 야키도리집이 80∼90종의 메뉴를 준비하지만 이를 55개 품목으로 줄였다. 메뉴가 많으면 조리가 번잡해져 시간이 걸리고 고객 회전율이 떨어지기 때문. 회전율을 올리기 위해 맛이 더 좋은 숯불구이도 포기했다. 전기 그릴을 사용하면 굽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기 때문이다. 이 덕에 도리키조쿠의 회전율은 2.5회로 다른 업체의 2배다.

임차료를 낮추기 위해 체인점은 땅값이 싼 변두리 2층 등 단골만 찾아올 수 있는 장소에 자리하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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