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필버그, 미키마우스와 손잡다

  • 입력 2009년 2월 10일 02시 59분


드림웍스 영화 30편 마케팅-배급 디즈니에 맡기기로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감독과 최고의 마케팅 및 배급 능력을 갖춘 영화사의 만남.’

스티븐 스필버그(사진) 감독이 이끄는 영화사 드림웍스가 월트디즈니와 손을 잡는다. 드림웍스는 앞으로 6년간 영화 30편의 마케팅과 배급을 디즈니에 맡기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이 9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계약으로 드림웍스는 디즈니가 소유한 유료 TV 채널을 통해 영화를 방영할 수 있게 된다. 디즈니는 영화 한 편당 수익의 8%가량을 수수료로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드림웍스는 당초 유니버설스튜디오와 영화 마케팅 및 배급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이 협상은 양측이 제작비 지원 규모를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경기침체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스필버그 감독은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비로 2억5000만 달러의 자금지원을 요구했지만 유니버설스튜디오 측이 난색을 표명한 것. 수익금 배분비율을 놓고도 의견이 갈렸다.

돌파구를 찾지 못한 드림웍스는 디즈니 쪽으로 눈길을 돌렸고, 뒤늦게 ‘양다리’ 협상을 알게 된 유니버설스튜디오 측이 먼저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이로써 스필버그 감독은 초기 영화제작 당시부터 30년간 인연을 맺어온 회사와 결별하게 됐다.

유니버설스튜디오는 “드림웍스가 흥행에 성공한 특정 연도가 아닌 전체적인 수익 추세를 봐야 한다”며 계약 파기가 아까울 것 없다는 태도다. 반면 디즈니는 “드림웍스는 항상 수익을 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관객을 긴장시키는 장면들을 연출해온 스필버그 감독이 이번에는 자신이 스스로 (극적인 경영) 드라마의 주연이 됐다”고 논평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