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보호무역 확산 제동 나서

  • 입력 2009년 2월 9일 03시 14분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 확산 바람을 막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가 팔을 걷어붙였다.

WTO는 9일 제네바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세계 각국이 최근 자국의 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무역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는 점에 대해 논의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서 가시적인 조치가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회원국들이 “보호무역 움직임을 완화하자”고 서로 이야기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이날 발행된 독일 일간지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무역장벽을 높이는 것은 쉽지만 어리석은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WTO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보호무역 움직임이 비교적 잘 차단되고 있다”고 평가했다가 갑자기 180도 바꾼 것은 각국이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경쟁적으로 보호무역 조치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하원은 고속도로, 학교, 병원 등을 건설할 때 미국산 철강 제품만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바이 아메리칸)을 통과시켰다. 유럽연합(EU)은 중국산 나사와 볼트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도 EU 소속 국가의 낙농가에는 수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러시아는 자동차와 콤바인 수확기 등 10여 개 물품의 수입 관세를 인상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경기침체와 보호무역 강화로 올해 전 세계 무역량이 전년에 비해 2.8%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수출을 늘리기 위해 각국이 자국 화폐를 평가절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바이 아메리칸’ 조항에 대해 웰베르 바랄 브라질 통상산업개발부 차관은 6일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을 재고하지 않는다면 WTO에 제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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