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신발 던진 英학생 용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2월 9일 02시 59분



“방탕한 자식이 뉘우치니…” 中속담 인용

영국에서 연설 도중 신발 투척 세례를 받았던 원자바오(溫家寶·사진) 중국 총리가 자신에게 신발을 던진 학생을 사실상 용서했다.

푸잉(傅瑩) 영국 주재 중국대사는 6일 사과를 위해 대사관을 찾아온 엘리스 리처드 케임브리지대 총장에게 원 총리의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반(半)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8일 보도했다.

원 총리는 푸 대사를 통해 “대학 측이 학생에게 계속 공부할 기회를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방탕한 자식이 잘못을 뉘우치는 것은 금을 주고도 바꾸지 않을 만큼 소중하다(浪子回頭金不換)’는 중국 속담을 인용하면서 “학생이 더욱 발전된 안목으로 중국의 진면목을 제대로 이해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리처드 총장은 대학 차원에서 공식 사과와 함께 학생이 직접 쓴 편지를 푸 대사에게 전달했다.

학생은 편지에서 “중국 인민과 원 총리께 사과한다”며 “손님에 대한 존중과 예의에서 벗어난 경솔한 행동이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원 총리가 2일 케임브리지대에서 강연할 때 27세 박사과정 남학생이 독재자라고 비난하면서 신발을 단상으로 던졌다.

당시 원 총리는 “이 같은 비열한 행위로는 중영(中英) 양국 인민의 우의를 막을 수 없다”며 비난했다. 지난해 말 이라크에서 같은 일을 당하고도 웃어 넘겼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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