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지하철도 테러 첩보… 오바마 ‘첫 시험대’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1월 28일 03시 00분



■ 美 긴급 국가안보회의 소집 대책 부심

오바마 “국제협력 통해 테러 뿌리 뽑을 것”

FBI-국토안보부 공중시설 경계경비 강화


미국은 26일 인도 뭄바이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해 즉각적인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 한편 백악관에서 대테러 및 정보, 국방부, 국무부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긴급 국가안보회의(NSC)를 여는 등 신속한 대응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은 현장 목격자들 사이에서 “테러범들이 미국과 영국 여권 소지자를 노렸다”는 증언이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정권 교체기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테러집단의 시험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전에 직면한 오바마 당선인=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테러조직을 뿌리 뽑기 위해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브룩 앤더슨 국가안보 담당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이번 공격은 중대하고 긴박한 테러리즘의 위협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미국은 테러 네트워크를 뿌리 뽑기 위해 전 세계 국가들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당선인 측은 이번 사태가 자신의 취임을 55일 앞둔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테러집단이 정권교체기부터 벌써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시험’을 하고 있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앞서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은 10월 막바지 대선 캠페인 도중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게 했던 것처럼 세계는 집권 6개월 이내에 테러 등 위기 대처 능력을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비상 걸린 백악관=백악관은 NS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현재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하고 있으며 인도 정부를 지원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토니 프래토 백악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무고한 희생자를 낸 테러집단의 공격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정기적으로 이번 테러사건의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까지 자국민 중 희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인질사태 등에 대비해 자국민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번 테러가 미국인을 겨냥한 것인지, 서구인이 인질로 잡혀 있는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는 이날 테러경계령을 내리고 추수감사절 휴일을 맞아 이용객들이 많은 공항, 지하철 등에서 경계를 강화했다. 특히 뉴욕 지하철에 대한 테러공격 첩보가 입수돼 뉴욕시가 지하철과 철도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세계의 반응=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뭄바이 테러를 “야만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하고 “모든 테러 행위를 중단할 것을 긴급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테러를 자행한 자들에 대해 신속한 정의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잔혹한(outrageous) 도발행위에 전 세계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도 “용서할 수 없는 매우 비열하고 악질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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