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때문에…” 해상운임 급등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2시 57분


희망봉 우회코스 택할 땐 20일 더 걸려

위험지역 통과 땐 보험료 40배 물어야

아프리카 소말리아 인근 아덴 만 해상에서 해적 출몰이 잦아지면서 해상운임이 급등하고 있다고 20일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아덴 만은 예멘과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사이에 있는 해역으로 수에즈 운하의 길목에 해당하는 교통의 요충지. 지중해와 홍해, 인도양을 잇는 이 지역을 소말리아 해적들이 장악하면서 위험지역을 우회하려는 선박이 늘어나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것.

최근 대형 유조선인 ‘시리어스 스타’호를 비롯해 선박들이 연이어 납치되자 세계적인 화학제품 물류기업인 노르웨이의 오드펠사는 앞으로 수에즈 운하를 피해 항로를 설정하겠다고 19일 밝혔다.

그러나 비용 급증과 함께 운송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도 문제다. 현재 걸프 만을 출발해 수에즈 운하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까지 갈 경우(항로 1) 총거리는 약 1만355km로 75일이 걸린다.

반면 해적 출몰 지역을 우회해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 가는 경우(항로 2) 거리가 1만7975km로 늘어나 항해일수가 95일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유조선 기준으로 선박당 평균비용이 100만 달러(약 14억8000만 원)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국제해운선주협회 측은 추산했다.

위험지역을 예전처럼 통과하려면 해상보험료를 더 내야 하는데 선박당 500달러였던 보험료가 1년 새 2만 달러로 40배나 치솟았다.

해운업계는 유엔과 강대국들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은 실정이다. 올해 이 지역에서 납치된 39척의 사례를 보더라도 ‘어설픈 무장’은 오히려 해적들의 중무장만 더욱 부추긴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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